禾(벼 화)가 같이 구성된 글자들을 볼게요.
1. 季 (끝/계절 계)
禾와 子로 구성된 季(끝 계/ 계절 계)는 갑골문부터 子가 등장해요.
여기서 子를 식물의 자식인 씨앗으로 보면 훨씬 이해하기 쉬워요.
씨앗을 심고 자라 다시 씨앗을 얻는 한 주기의 마지막을 나타내기에 끝이죠.
끝을 뜻하는 계(季)는 각 계절의 마지막 달을 나타내는 뜻으로 쓰였고, 확장해 날씨를 구분 짓는 계절의 뜻을 나타내게 되었어요.
* 계부(季父/아버지 부) : 아버지의 막내 동생 * 계녀(季女) : 여러 딸 중 막내딸 * 절계(節/마디 절季) : 계절의 끝
* 季(끝/계절 계) 쓰임
季(끝/계절 계)는
동계(冬/겨울 동季) : 겨울 시기,
하계(夏/여름 하季) : 여름 시기,
사계(四/넉 사季) : 봄˙여름˙가을˙겨울 네 계절,
계간지(季刊/새길 간誌/기록할 지) : 계절에 따라 발행하는 잡지,
등에 쓰여요.
2. 委 (맡길 위)
禾와 女로 구성된 委(맡길 위)를 보면 구성상 여인이 곡식을 맡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.
실제로 남녀 역할 구분이 심했던 옛날에는, 심은 곡식을 가꾸고 추수한 곡식을 맡아 음식을 만들었던 사람은 여성이었어요
옛 문헌들을 보면 委가
구부러지다 → 늘어지다 → 시들다 → 끝 / 말단 / 자세하다 → 버리다 / 쌓이다 / 맡기다 등
여러 뜻들로 쓰여졌어요.

그래서 委를 공부할 때
줄기가 굽어지고 이삭이 늘어져
추수를 앞두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「맡기다」뜻까지 확장시켜 보면 여러 뜻들을 쉽게 익힐 수 있어요.
* 委(맡길 위)가 구성된 글자들의 특징
委가 구성된 글자에서도 늘어진 이삭 모습을 떠올리며 풀어보면 재밌게 공부할 수 있어요. 예를 들어
잘 구부러져 순종적인 사람인 듯
人→亻 부수와 같이 하면 일본을 낮잡아 이르는 倭(왜나라 왜) ,
길이를 나타낼 때도 쓰이는 矢(화살 시) 부수와 같이 하면
구부러진 모습처럼 작은 키를 뜻하는 矮(난쟁이 왜) , 「몸이 왜소(矮小/작을 소)하다」 할 때 쓰이죠.
艸(풀 초)→艹 부수와 같이 하면 풀이 시들어 구부러진 萎(시들 위) ,
「마음이 위축(萎縮/줄일 축) 되다」 할 때 많이 쓰여요.
또 잘 쓰이지 않지만 재밌는 글자로
길 따라가는 발인 辵(쉬엄쉬엄 갈 착)→⻎ 부수와 같이 하면 逶(구불구불 갈 위) ,
몸체가 작은 동물을 나타내는 虫(벌레 충/훼) 부수와 같이하면 몸을 동그랗게 구부리는 蜲(쥐며느리 위)
등이 있어요. 재밌죠.^^
* 委(맡길 위) 쓰임
委(맡길 위)는
위임(委任/맡길 임) : 어떤 일을 책임지도록 맡기는 일,
위탁(委託/부탁할 탁) : 물건이나 동물, 사람을 맡기는 일
위탁생(委託生/날 생) : 어떤 교육 기관에 교육을 맡기는 학생
위촉(委囑/부탁할 촉) : 어떤 일을 남에게 부탁하여 맡기는 일
위원(委員/인원 원) : 어떤 일을 맡기 위해 선출되거나 임명된 사람
위원회(委員會/모일 회) : 기관이나 단체에서 어떤 일을 맡기 위해 구성된 조직(기관)
공동위(共/함께 공同/한가지 동委) :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해 두 단체(나라) 이상이 위원을 내어 이룬 위원회
등에 쓰여요.
3. 秋 (가을 추)
秋(가을 추)의 갑골문을 보면 禾(벼 화)가 아니라 메뚜기와 불(火)로 구성되어 있어요.
가을이면 어김없이 등장해 농작물에 피해 주는 메뚜기를 퇴치하는 때가 딱 가을이죠?^^
소전체부터 禾(벼 화)가 등장하는데 글자 구성상 벼가 불타는 듯 보여요.
秋 글자는 제 어릴 적 가을, 노을 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글자예요.
해질녘 노랗게 익은 벼가 노을빛에 정말 불타는 듯 보였거든요.
* 秋(가을 추) 쓰임
벼가 무르익은 秋(가을 추)는
추수(秋收/거둘 수) :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,
추석(秋夕/저녁 석) : 달을 표현한 글자인 夕(저녁 석) 같이 하여 보름달 뜨는 음력 8월 15일, 가을의 큰 명절,
입추(入/들 입秋) : 24절기 중 하나로 가을이 시작되는 날
등에 쓰여요.
4. 和 (화할 화)
「화하다」는 서로의 뜻이 잘 맞아 사이좋은 상태를 말하는데
和(화할 화)의 갑골문을 보면 口(입 구) 대신 피리와 곡식이 등장해요.
피리를 표현한 모습이 먼저 공부한 冊(책 책)이랑 똑같죠?
팬 플로트나 생황처럼 소리관이 여러 개인 피리 모습을 떠 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.
여러 소리관에서 조화롭게 나는 소리로 「화하다」 뜻을 표현 했는데 금문부터는 소리의 특징을 살려 口(입 구)로 바뀌었어요.

옛말에 「곡간에서 인심난다」는 말이 있죠?,
곡식이 있어 먹거리 걱정이 없으니 여러 사람들의 말들이 조화로울 수밖에요.
※ 「 생황 」 이미지는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서울역사박물관 사이트에서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어요.
* 和(화할 화) 쓰임
和(화할 화)는
평화(平/평평할 평和) : 잘 화합되고 평온한 상태,
화합(和合/합할 합) : 화목하게 잘 합하여진 상태,
조화(調/고를 조和) : 서로 고르게 잘 어울리는 상태,
친화(親/친할 친和) : 서로 뜻이 맞아 사이좋게 지내는 상태,
불화(不/아니 불和) : 관계가 좋지 못한 상태,
화음(和音/소리 음) : 높이가 다른 음 함께 울려 나는 소리,
위화감(違/어긋날 위和感) : 서로 조화롭지 못하고 어색한 느낌,
등에 쓰여요.
※ 참고 문헌 :
* 「한자어원사전」 하영삼 저
* 「갑골문고급자전」 허진웅 저 / 하영삼,김화영 역
* 「완역 설문해자」허신 저 / 하영삼 역
※ 참고 사이트 : * Chines Etymology 字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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